“뉴욕을 찍지 않고도 뉴욕을 담았다”
뉴욕의 야경을 찍는 사진가는 많다. 하지만 Dave Krugman은 스카이라인이 아니라 창문을 찍었다.
그는 뉴욕의 화려한 불빛 뒤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삶이 숨어 있다는 생각에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멀리서 보면 하나의 빌딩이지만, 가까이 들여다보면 창문마다 전혀 다른 하루가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시작된 작업은 무려 5년 동안 이어졌다. Dave는 밤마다 뉴욕을 걸으며 불이 켜진 창문을 하나씩 기록했고, 그렇게 모인 사진은 1,000장이 됐다. 창문 속에는 다양한 삶이 담겨 있다. 늦은 밤까지 일하는 사람, 저녁 식탁에 둘러앉은 가족, 혼자 책을 읽는 누군가, TV를 켜둔 채 하루를 마무리하는 사람. 얼굴은 보이지 않지만, 창문 하나만으로도 그 안의 시간을 상상하게 만든다.
사람들이 이 프로젝트에 열광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Dave는 뉴욕을 ‘거대한 도시’가 아니라 수천 개의 작은 이야기로 보여줬다. 우리는 평소 빌딩을 하나의 건물로 바라본다. 하지만 그의 사진 앞에서는 창문 하나하나가 하나의 영화가 되고, 하나의 소설이 된다. 관람객은 사진을 보는 동시에 그 안에 어떤 사람이 살고 있을지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어쩌면 그의 작품의 주인공은 건물이 아니라 상상력이다. 이 프로젝트는 SNS를 통해 빠르게 퍼졌고, 많은 사람들이 “나도 저 창문 속 이야기를 상상했다”며 공감했다. 뉴욕의 익명성을 외로움이 아닌 연결감으로 바꿔낸 작업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Dave Krugman은 결국 창문을 찍은 것이 아니라, 도시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흔적을 기록한 셈이다. 그래서 그의 사진을 보고 나면 뉴욕의 밤은 더 이상 빌딩 숲이 아니다. 1,000개의 창문, 그리고 1,000개의 삶이 모여 만든 하나의 풍경이 된다.
에디터ㅣ안정현
디자인ㅣ변하윤
@pumpupthejam.mag
Via. Dave Krug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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