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에게 다시 낙서를 허락한 뉴욕의 바, Funny Bar”
뉴욕 Lower East Side에 조금 이상한 바 하나가 새로 오픈했다. 대부분의 바에서는 “테이블에 낙서하지 마세요.“라는 문구를 쉽게 볼 수 있다. 그런데 Funny Bar에서는 정반대다. 테이블마다 종이와 크레용이 놓여 있고, 손님들은 기다리는 시간 동안 그림을 그리고, 낙서를 하고, 짧은 문장을 남긴다. 누군가는 웃는 얼굴을 그린다. 누군가는 친구의 캐리커처를 그리고, 어떤 커플은 서로에게 편지를 쓴다. 그렇게 평범한 식사 시간은 작은 드로잉 세션으로 바뀐다.
이 공간이 흥미로운 이유는 낙서를 허용해서가 아니다. 사람들은 휴대폰을 내려놓고 자연스럽게 손을 움직이기 시작한다. 메뉴가 나오기 전까지 각자 화면을 바라보던 시간이, 서로의 그림을 보며 웃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으로 변한다.
생각해 보면 어릴 때는 종이에 낙서하는 일이 너무나 자연스러웠다. 하지만 어른이 되고 나서는 그림을 그릴 이유도, 종이를 마주할 기회도 점점 사라진다. Funny Bar는 그 감각을 아주 가볍게 다시 꺼내 놓는다. 거창한 예술도, 잘 그린 그림도 필요 없다. 그냥 선 몇 개를 긋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뉴욕에는 멋진 인테리어를 가진 바는 많다. 하지만 사람들의 행동 자체를 바꾸는 공간은 흔치 않다. Funny Bar는 술이나 음악보다도 ‘무언가를 함께 만드는 경험’을 디자인한 곳에 가깝다. 어쩌면 그래서 이곳에서는 술보다 대화가 오래 남는다.
그리고 계산을 마치고 자리를 떠날 때, 테이블 위에 남은 낙서는 그날 밤을 기록하는 가장 아날로그한 흔적이 된다. 사진은 카메라에 남지만, 낙서는 그 순간에만 존재한다. 누군가의 웃음, 어색한 첫 만남, 오랜 친구와의 대화가 종이 위 몇 줄의 선으로 기록된다.
Funny Bar가 특별한 이유는 좋은 칵테일 때문만도, 라이브 재즈 때문만도 아니다. 잠시라도 휴대폰 대신 크레용을 손에 쥐게 만든다는 것. 그 단순한 아이디어 하나가, 뉴욕의 평범한 밤을 조금 더 오래 기억하게 만든다.
에디터ㅣ안정현
디자인ㅣ변하윤
@pumpupthejam.mag
Via. funny b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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